가을들판

가을들판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 샛노란 색깔의 깔림이 내눈엔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거기에 들판너머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저녁 밥짓는 연기가 더해지면 문득 어린시절이 그리워 지곤한다.
어린시절 할머니댁인 서울 마곡동에 가면 지평선 까지가 들판 이었고 그 끝에 산이 하나 있었고 그길 가운데 도로가 공항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어린눈에는 정말 까마득히 먼곳에 있는곳 이었다.

마곡동 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좌측에 둑이 있었고 그둑위에 신작로가 있고 그 신작로를 따라 동쪽끝까지 걸으면 그곳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었다.
우측엔 작은 동네뒷산이 있었고 그 뒷편으로 공항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도로가 있었고 그 끝까지가 전무 너른 들판 이었다.
그 너른 들판둑을 헤집고 다니며 논섶에 들어설라면 메뚜기떼가 한가득 이었다.
그 메뚜기를 잡아가면 작은어머님이 가마솥에 맛있게 구워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그 할머니댁의 구조가 지금도 기억에 있고 년에 한두번은 꿈속에도 나타난다.
뒷작은 울타리 안에는 감나무가 있었고 누나와 같이 가 봉숭아꽃 으로 손톱을 물들 이기도 하였다.
그뒤를 돌아서는곳에 닭장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달걀을 가지고와 그냥 날로 낼름 먹던 그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앞마당에 건너편에 있던 재쌓아놓은 변소간의 냄새와 구데기도 물론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는 배고프면 앞밭에 있는 무우하나 뽑아 먹어도  아무도 뭐라는 사람도 없었다.
가을 탈곡을 할때면 할머니 마당에 사람들이 가득모여 탈곡기를 돌리던 기억도 있다.
그때 본 통통통 거리며 돌던 옛날 엔진에서 나는 경유타는 냄새가 그리도 좋았었는데…

그시절이 그립다.

얼마전 마곡동을 지나면서 옛추억을 더듬어 보려 하였으나 아무런 장소도 남아있질 않았다.
모두가 다 아파트숲에 파묻혀 있을뿐 그 어떤 자취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기사 할머니 묻힌 묘지도 예전에 이전을 했으니..

이렇게 하나둘 내 소중한 추억의 장소는 무너져 가버린다.

세월은 야속하게도 빠르게 흘러가고 내 기억도 점점 지워져 버리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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